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2025년 6월 27일, 전 세계를 잠 못 이루게 했던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시즌이 공개되었습니다. 시즌 1의 충격적인 등장 이후, 시즌 2의 떡밥 세례를 거쳐 마침내 마주한 피날레.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시즌 3는 우리에게 시원한 사이다 대신, 더 큰 찜찜함과 "대체 왜?"라는 질문을 남겼습니다. 💔
많은 분들이 주인공 성기훈의 충격적인 결말과 답답하게 마무리된 서브플롯에 허탈함을 느끼셨을 텐데요. 하지만 만약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기 위한 황동혁 감독의 치밀한 설계였다면 어떨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오징어 게임 시즌 3'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과 의문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그 속에 숨겨진 감독의 진짜 메시지를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단순한 줄거리 요약이 아닌, 결말에 대한 심층 해석과 비평이니, 아직 시즌 3를 보지 않으셨다면 지금 바로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시즌 3는 한마디로 '절망의 롤러코스터'였습니다. 잠시 희망이 보이나 싶으면 더 큰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전개가 이어졌죠. 가장 충격적이었던 몇 가지 장면을 중심으로 서사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에피소드 1: "열쇠와 칼"
시즌 3는 시즌 2의 실패한 반란 직후, 극도의 혼란 속에서 시작됩니다. 게임 주최 측에 의해 다시 숙소로 돌려보내진 성기훈(이정재)은 절친 정배의 죽음과 봉기의 실패로 인한 깊은 슬픔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러한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 첫 번째 게임인 '숨바꼭질'이 소개됩니다.
참가자들은 뽑기를 통해 공격자인 '칼' 팀(빨강 팀)과 도망자인 '열쇠' 팀(파랑 팀)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칼 팀은 제한 시간 내에 열쇠 팀을 한 명 이상 제거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잔혹한 규칙에 놓입니다. 칼 팀에 속하게 된 기훈은 반란을 실패로 이끈 원인 제공자라고 생각하는 강대호(강하늘)에게 복수심을 불태웁니다. 이는 시즌의 어둡고 희망 없는 톤을 명확히 설정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주인공 기훈의 심리적 변화입니다. 시즌 1의 어수룩하지만 인간미 넘치던 모습과 달리, 시즌 3의 기훈은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로 변모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성격 변화가 아니라, '투사된 죄책감'이라는 심리적 기제의 발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황동혁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기훈이 반란 실패와 동료들의 죽음에서 오는 "엄청난 죄책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 책임을 외부의 대상인 대호에게 투사하도록 의도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호를 향한 기훈의 집요한 분노는 자신의 실패와 무력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면의 방어기제인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훈은 대호를 살해하는 '돌이킬 수 없는 원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이는 시즌 1 내내 그를 지탱했던 최소한의 도덕적 기반마저 무너뜨리는 결정적 순간입니다. 이로써 기훈의 서사는 단순한 영웅의 여정이 아닌, 도덕적 타락과 그로 인한 처절한 속죄의 과정으로 재정의됩니다. 그리고 이는 마지막 희생의 필연성을 구축하는 첫 단추가 됩니다.
에피소드 2: "별이 빛나는 밤에"
'숨바꼭질' 게임은 그야말로 '피바다'를 이루며 잔혹하게 마무리됩니다. 이 과정에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트랜스젠더 참가자 조현주(박성훈)를 포함한 여러 주요 인물들이 탈락합니다. 특히, 아들 박용식(양동근)의 빚을 갚기 위해 게임에 참여했던 어머니 장금자(강애심)가, 아들이 갓 태어난 아기와 산모 김준희(조유리)를 해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직접 찌르는 장면은 시즌 전체를 통틀어 가장 충격적이고 논쟁적인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한편, 복수심에 불타던 기훈은 결국 대호의 목을 졸라 살해하며 손에 피를 묻히고 맙니다.
이 에피소드의 핵심은 '가족 관계의 전복을 통한 사회 비판'에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을 죽이는 극단적인 설정은 단순한 자극을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이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비정한 시스템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신성한 관계마저 어떻게 파괴하고 변질시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황동혁 감독은 인터뷰에서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라는 "뻔한" 신파를 피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그는 혈연적 의무와 보편적 인간애 사이의 처절한 도덕적 딜레마를 제시합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장면에 대해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금자의 선택을 깊이 있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 해석에 따르면, 금자는 아들이 살인자가 되어 평생 죄책감 속에 살아가는 것이 죽음보다 더 끔찍한 형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용식은 칼에 찔린 후 "엄마,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하며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그가 살인을 저질렀을 경우 감당해야 할 도덕적 고통을 암시합니다. 결국 금자는 아들의 생명이 아닌 영혼을 구하기 위해, 즉 그를 살인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 가장 끔찍한 형태의 모성애를 실천한 것입니다. 이처럼 이 장면은 시리즈의 비판을 단순한 생존의 문제를 넘어, 인간의 도덕적 구원과 파멸이라는 더 깊은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에피소드 3: "당신의 탓이 아니다"
'숨바꼭질'의 참혹한 결과는 생존자들에게 깊은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남깁니다. 특히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막아야 했던 금자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숙소의 침대가 또다시 줄어들고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세 번째 게임인 '단체 줄넘기'가 시작됩니다. 이 게임은 시즌 1의 '징검다리 건너기'를 연상시키는 추락사 게임으로, 빠르게 회전하는 강철 줄을 피해 끊어진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은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서로를 밀치고 방해하며, 개인의 기량보다는 집단의 이기심과 생존 본능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생존자의 죄책감이라는 주제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다수결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폭력과 비합리성을 비판합니다. '단체 줄넘기' 게임은 표면적으로는 협동이 필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의 탈락이 곧 나의 생존과 직결되는 제로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참가자들이 민주적 절차나 다수의 논리를 내세워 약자를 희생시키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오징어 게임'이 꾸준히 제기해 온 민주주의의 허상과 다수결의 폭력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기능합니다.
에피소드 4: "222"
'단체 줄넘기' 게임은 또 한 번의 충격적인 희생으로 막을 내립니다. 임산부 참가자 김준희가 발목 부상으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되자, 기훈과 자신의 갓난아기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다리 아래로 몸을 던지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 사건 이후, 게임을 관전하던 VIP들은 게임의 공정성을 이유로, 혹은 단순한 유희를 위해 갓 태어난 아기를 새로운 참가자 '222번'으로 등록시키는 비인간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한편, 프론트맨은 기훈을 자신의 방으로 따로 불러내 마침내 가면을 벗고 자신의 정체가 시즌 2에서 기훈의 동료였던 '오영일'이자, 과거 경찰이었던 황인호(이병헌)임을 밝힙니다. 그리고는 기훈에게 단검을 건네며, 자신이 과거 우승자가 되었던 방식처럼 잠든 참가자들을 모두 죽이면 기훈과 아기는 살려주겠다는 유혹적인 제안을 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아기가 게임 참가자가 되는 설정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지점입니다. 많은 이들이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인 설정이라고 비판했지만, 황동혁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아기가 "미래 세대의 상징"이며, 부패한 시스템에 무방비로 내던져진 미래의 희망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기훈과 프론트맨의 대면 장면은 시즌 3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입니다. 프론트맨의 제안은 단순한 자비나 도움이 아닙니다. 이는 그의 뒤틀린 세계관을 증명하고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한 잔인한 '심리 실험'입니다.
과거 게임에서 다른 참가자들을 죽이고 우승자가 된 프론트맨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불신과 냉소주의에 빠져있습니다. 그는 기훈에게 끊임없이 "아직도 사람을 믿나?"라고 물으며 그의 신념을 시험합니다. 만약 기훈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동료들을 살해한다면, 이는 모든 인간은 극한 상황에서 이기적으로 변한다는 프론트맨의 신념을 확증시켜 주는 결과가 됩니다. 즉, 자신의 과거 행동이 필연적이었음을 증명함으로써 스스로의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인 것입니다.
따라서 기훈이 이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프론트맨의 세계관 전체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그의 냉소적인 철학에 균열을 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에피소드 5: "○△□"
프론트맨의 제안을 거부한 기훈은 시즌 1에서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강새벽(정호연)의 환영을 보며 다시 한번 인간성에 대한 믿음을 다잡습니다. 이윽고 마지막 게임인 '고공 오징어 게임'이 시작됩니다. 이 게임은 '오징어 게임'의 상징인 원, 삼각형, 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세 개의 기둥 위에서 진행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참가자를 밀어 떨어뜨려야만 합니다. 아기의 친부인 이명기(임시완)는 처음에는 아기를 보호하는 듯 보였으나, 상금을 독차지하려는 탐욕에 눈이 멀어 결국 기훈과 아기를 위협하는 최종 빌런으로 돌변합니다.
마지막 게임의 디자인은 전통적인 어린이 놀이가 아니라는 점과 규칙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구조는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적인 폭력을 통해 다른 사람을 제거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규칙은, 약자를 희생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는 잔혹한 제로섬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입니다.
각 기둥이 점점 좁아지는 구조는 경쟁이 심화될수록 개인의 설 자리가 사라지는 현실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투표'하듯 상대를 밀어내는 행위는 다수결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과 배제의 정치적 알레고리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 6: "사람은..."
프론트맨은 기훈에게 "잠든 참가자들을 다 죽이면 너와 아기는 살려주겠다"는 악마의 제안을 합니다. 하지만 기훈은 이를 거부하고, 마지막 '고공 오징어 게임'에서 아기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기둥 아래로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모두의 가슴에 박힌 마지막 대사,
"우리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사람은..."
이 대사가 미완성으로 끝난 이유는 황동혁 감독이 직접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밝혔는데요, 이는 그의 의도적인 '여백'이자 시청자를 향한 '열린 질문'이었습니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와 코멘터리를 종합해 보면, 황동혁 감독의 설명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맥스무비, YTN, SBS연예뉴스 등 다수 인터뷰 내용 종합)
"고민하면 할수록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사람은 한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존재다. 어떨 땐 한없이 잔인하고 이기적이다가도, 또 어떤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남을 돕기도 한다. 불가사의한 존재다. 그래서 일부러 빈칸으로 남겨두고, 보는 이들이 직접 그 빈칸을 채울 여지를 주고 싶었다. '사람은 이래야 한다'는 메시지를 말로 전달하기보다, (기훈의)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핵심은 "정의 내릴 수 없는 복잡성"과 "여지를 주는 것"에 있었습니다. 결국 이 미완의 문장은 시청자에게 던지는 가장 거대한 질문인 셈입니다.
과연 사람은 기훈처럼 희생할 수 있는 존재일까요? 아니면 VIP들처럼 잔인해질 수 있는 존재일까요? 혹은 프론트맨처럼 구원의 가능성을 품은 채 고뇌하는 존재일까요? 드라마는 정답을 보여주는 대신, 우리가 본 모든 인간 군상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만들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 모호함이야말로 시청자들에게는 불친절한 결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오징어 게임'이라는 시리즈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오랫동안 곱씹을 만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남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이러한 기훈의 희생과 동시에, 황준호(위하준) 형사와 해안경비대가 마침내 섬에 도착하고, 프론트맨은 모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시설 폭파를 명령합니다. 프론트맨은 아기를 데리고 섬을 탈출해 준호에게 아이와 상금을 전달하고, 자신은 홀연히 사라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프론트맨은 새로운 딱지치기 모집책(케이트 블란쳇)이 또 다른 게임을 시작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오징어 게임'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이 결말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극심한 호불호를 낳았습니다. 많은 팬들은 명확한 권선징악이나 시스템의 붕괴 없이, 오히려 프랜차이즈 확장을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결말에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은 이 결말이 주제적으로 필연적이었음을 강조합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기훈의 희생으로 한국의 '오징어 게임'은 막을 내렸지만, 그것이 상징하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와 착취 시스템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는 것입니다.
성기훈의 순교: 결함 있는 인간에서 도덕적 질문으로
시즌 3의 성기훈은 트라우마, 생존자 죄책감, 그리고 복합적인 구원자 콤플렉스가 뒤섞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시즌 초반 그는 반란 실패로 인한 극심한 우울증과 PTSD를 겪으며, 이는 대호를 향한 폭력적인 분노로 표출됩니다. 그가 다시 게임에 참여한 것은 영웅적 결단이라기보다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과거에 얽매인 모습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기훈의 모든 행동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배우 이정재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듯 '양심'입니다. 그의 선택은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 끊임없이 자신의 양심과 대면하는 과정으로 묘사됩니다. 대호를 살해한 행위조차 복수심의 발로인 동시에, 실패한 리더로서의 자기혐오가 뒤틀리게 표현된 것입니다. 이후 그가 갓 태어난 아기를 보호하는 데 집착하는 모습은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가 아닙니다. 이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이라는 원죄를 씻고,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속에서 살아남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입니다.
결론적으로 기훈의 마지막 희생은 시스템에 대한 승리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도덕적 승리입니다. 그는 프론트맨이 강요하는 냉소주의와 허무주의에 맞서, 인간이 이기심 외에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음을 자신의 목숨으로 증명합니다. 그의 죽음은 대호를 죽임으로써 시작된 도덕적 추락을 마무리하고, 스스로에게 구원을 부여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프론트맨의 철학: 권위주의적 허무주의
프론트맨 황인호는 '오징어 게임' 세계관에서 가장 복잡하고 비극적인 인물입니다. 시즌 3의 회상 장면과 배우 이병헌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잔혹성이 과거 우승자로서 겪은 트라우마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그는 아픈 아내와 아이를 살리기 위해 게임에 참여했고, 다른 참가자들을 배신하고 살해함으로써 우승했지만 결국 가족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이 경험은 그로 하여금 인간성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버리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냉소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기훈에게 보이는 집착은 단순한 적대감을 넘어선 이데올로기적 전쟁에 가깝습니다. 그는 기훈에게서 자신의 과거 모습을 보았고, 기훈의 인간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지를 증명하고 싶어 합니다. 기훈이 자신처럼 타락하고 절망하기를, 그래서 자신의 선택이 유일하고 필연적인 것이었음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훈의 마지막 희생은 프론트맨의 견고한 냉소주의에 균열을 냅니다. 그는 기훈의 선택에 깊이 동요하며,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처음으로 인간적인 행동, 즉 아기를 구하는 선택을 합니다. 아기를 구해 자신의 동생인 준호에게 건네는 행위는, 그가 잃어버렸던 인간성과 가족애를 되찾으려는 미약하지만 분명한 첫걸음입니다. 이는 그의 서사를 단순한 악당에서 구원의 가능성을 품은 복합적인 인물로 격상시키며, 프랜차이즈의 미래에 대한 모호한 여지를 남깁니다.
주제와 비극의 도구들: 조연 캐릭터 분석
시즌 3는 새로운 인물들을 대거 등장시켰지만, 그 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강애심이 연기한 금자나 박성훈이 연기한 현주처럼 깊은 인상을 남긴 캐릭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신규 캐릭터들은 서사가 부족하고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소모되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황준호 형사의 서브플롯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시즌 2와 3에 걸쳐 섬을 찾아 헤매는 그의 여정은 반복적이고 무의미하게 느껴졌으며, 결국 형과의 재회에서도 어떠한 카타르시스도 제공하지 못한 채 끝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전통적인 영웅 서사에 대한 감독의 의도적인 배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시스템 앞에서 개인의 정의로운 노력은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줌으로써, '오징어 게임'은 쉽고 편한 해결책을 거부하고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반면, 북한 출신 진행요원 강노을(박규영)의 서사는 기훈의 희생이 남긴 작은 희망을 상징합니다. 그녀는 시스템의 부조리를 목격하며 냉소적으로 변했지만, 기훈의 마지막 선택을 보고 삶에 대한 희망을 되찾습니다. 그녀가 게임의 모든 기록을 불태우고 탈출하는 것은 기훈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가시적인 증거입니다. 한편, 박규영 배우가 SNS에 촬영 현장 사진을 올려 의도치 않게 스포일러 논란을 일으킨 해프닝은 작품 외적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경마장의 말이 아니야!"
'오징어 게임'의 핵심은 역시 자본주의 비판입니다. 참가자들은 돈을 위해 목숨을 걸고, VIP들은 그 모습을 보며 도박을 즐기죠. 이는 인간마저 '상품'으로 만들어버리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의 비인간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기훈의 마지막 절규는 바로 이 비인간적인 시스템에 대한 최후의 저항이었습니다.
공정한 세상은 환상일까?
프론트맨은 '공정성'과 '평등'을 계속 강조하지만, 이는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한 기만에 불과합니다.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투표권' 역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만드는 '조작된 합의'일 뿐이죠. '오징어 게임'은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와 다수결의 원칙이 얼마나 쉽게 폭력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섬뜩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시즌 3는 성공일까 실패일까?
해외 비평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일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특히 레딧 같은 커뮤니티에서는 "투자한 시간에 대한 배신이다", "개연성 없는 무리수"라는 비판이 쏟아졌죠.
결론적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 3'는 불친절하지만, 동시에 대담하고 의미 있는 피날레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대신, 불편하고 어려운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용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암시된 미국판 스핀오프가 과연 원작의 날카로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상업적인 복제품으로 전락할 위험도 크죠.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오징어 게임'이 남긴 "사람은..."이라는 질문은, 게임이 끝난 후에도 우리 곁에 남아 오랫동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오징어 게임' 시즌 3의 결말을 어떻게 보셨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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