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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숨표] 성장 로맨스 소설 '따뜻했던 계절' 연재중

Writer Lumi

by lumibypeppy 2025. 9.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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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미의 소설 '따뜻했던 계절'을 이제 네이버 웹소설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하단 링크로 오셔서 별점주기와 좋아요 눌러주시면 네이버시리즈에서 더 많은 독자들이 볼 수 있도록 리그 상향됩니다! 네이버 웹소설과 계약할 수 있게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당~!!

 

[1악장: 운명의 습격] 5장. 숨표

 
🎵 이번 화와 함께할 선율: Handel: Messiah / Part 1: 18a. "He shall feed his flock" 부터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읽어보세요. 모든 순간 혼자임을 느낄때 위로를 받는 마음을 더욱 깊이 느끼실 거예요. 플레이리스트는 Youtube music [따뜻했던 계절]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었지만, 다른 어플 사용자님들께서 위 제목과 함께 Messiah: Part I, No 1. Sinfonia Mozart: Sinfonia concertante for Violin and Viola in E-Flat Major, K. 364: I. Allegro maestoso 곡도 함께 추가해서 감상하시길 추천드립니다.
 

 
 

[5장. 오프닝 나레이션 Ver. 올렛 기도문]

 
주여, 저는 아무것도 아님을 고백합니다.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던 그 자리가 이토록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라면,
저는 처음부터 잘못 짓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야 깨닫고, 당신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그동안 높아진 마음으로 많은 것을 보지 못했고, 많은 소리를 듣지 않았습니다.
 
저의 죄를… 눈물로 회개합니다.
제가 만든 것들이 누군가의 생을 앗아갔을 때, 
저는 죄를 기술로 감추려 했고, 책임을 전략으로 계산하려 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사람을 잃고서야 사람을 깨달았습니다.
 
제 손으로 만든 세상에서 제가 가장 먼저 길을 잃었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제가 더 무서운 사람이었음을 이제야 고백합니다.

 
그래도…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당신을 떠올렸던 그 밤처럼,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제 안에 계셔주시기를.
 
하나님 아버지, 제가 잊었던 저를 당신은 여전히 기억하고 계시다면,
그 아이처럼 순했던 저를 아직도 품고 계시다면…
저는 그 기억 하나로 오늘을 견디겠습니다.
 
이제는 누군가를 설득하는 말이 아니라, 
당신께 들리는 기도를 하나하나 배워가겠습니다.
 
제 안의 교만을 깨주시고, 
남은 숨으로는 당신을 닮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 주십시오.
 
 

버려진 자의 아리아 (The Aria of the Forsaken)

 
 
2025년 12월 18일 목요일 저녁 6시.
 
청담교회의 마호가니 문들이 12월 저녁 하늘을 배경으로 파수병처럼 서 있었고, 올렛의 손바닥 아래 놋쇠 손잡이는 차가웠다. 
 
안쪽에서는 성소가 준비의 활기로 웅웅거렸다. 대학부 학생들이 크리스마스를 위해 전등을 매달고 있었고, 그들의 웃음소리가 아치형 천장에 메아리쳤다. 그녀가 막 떠나온 전쟁 같은 회의실과는 날카로운 대조를 이뤘다.
 
그녀는 유령처럼 현관을 지나갔고, 그녀를 힐끗 보는 몇몇 학생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몇몇은 그녀를 알아봤다. 재빨리 시선을 돌리는 것에서, 그녀가 지나간 후 따라오는 속삭임에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자선 갈라를 빛냈던 성공한 CEO는 다른 무언가로, 공개적 실패로 낙인찍힌 누군가로 바뀌어 있었다.
 
교회는 장로교다운 절제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걸치고 있었다. 소나무 화환이 기둥을 감고 있었고, 그 향기가 가구 광택제와 성스러운 공간의 그 형언할 수 없는 냄새와 섞였다.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제단 근처에서 성탄 장면을 배치하고 있었고, 그들의 목소리는 복잡하지 않은 기쁨으로 밝았다.
 

 
본당에서 돌아선 올렛의 발길은 오케스트라실로 가는 익숙한 길을 찾았다. 과거 공연들의 사진이 줄지어 있는 복도를 따라,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표시된 문을 통과해서, 한때 악보 기보법의 정밀함에서 피난처를 찾았던 조용한 공간으로.
 
연습실은 바뀌지 않았다. 조심스러운 반원으로 배치된 접이식 의자들, 다양한 높이로 조정된 보면대들, 송진과 밸브 오일의 냄새가 공기 중에 남아 있었다. 
 
그녀의 바이올린 케이스가 보관 벽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몇 해 전, 세상이 변하기 전, 성공이 그녀의 모든 순간을 요구하기 전에 그녀가 놓아둔 곳에서, 케이스의 걸쇠가 기계적 확실함으로 열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손에서 부재의 무게를 느끼며. 언제부터 잡지 않았을까? 마지막 오케스트라 리허설은 작년 겨울이었다. AZ TECH의 시리즈 C 펀딩이 막 마감됐을 때, 미래가 가능성으로 무한해 보였을 때.
 
활에 송진이 필요했다. 그녀는 익숙한 동작으로 케이크 위에 활을 그었고, 하얀 가루가 눈처럼 떨어지는 것을 지켜봤다. 그녀의 손가락이 현에서 위치를 찾았고, 근육 기억이 천천히 깨어났다. 첫 음이 거칠게 나왔다. 너무 많은 압력, 너무 많은 절망. 그녀는 조정했고, 다시 시도했고, 진실에 더 가까운 무언가를 찾았다.
 
악보가 지휘자 보면대 위에 흩어져 있었다. 12월은 메시아 시즌을 의미했다. 고통과 구원에 대한 헨델의 걸작. 그녀는 바이올린 파트를 찾았다. 오랜 사용으로 부드러워진 페이지들을 펼치고, 늘 동등하게 사랑하고 두려워했던 한 부분으로 돌렸다.
 
"그는 멸시받고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슬픔의 사람이요, 고통을 아는 자였다."
 
가사가 바이올린 파트에 적혀 있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알고 있었고, 활이 첫 음들을 찾을 때 마음속에서 들었다. 멜로디 라인이 질문처럼 굽이쳤고, 각 프레이즈는 미해결로 끝나며, 오지 않을 위안을 찾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운지법을 기억했다. 사용하지 않았던 것과 감정으로 떨리면서도, 그녀는 빈 방에서 혼자 연주했고, 음들이 그들만의 특별한 아픔으로 공간을 채웠다. 음악이 그녀가 할 수 없었던 말을 대신해주는 듯했다. 
 
고립, 공적 증오의 무게, 세상이 경멸하기로 결정한 누군가가 된 것에 대한 당혹감. 각 프레이즈가 그녀 안의 무언가를 풀어냈고, 슬픔과 분노와 혼란이 현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마치 그에게서 얼굴을 가린 것 같았고, 그는 멸시받았으며, 우리가 그를 존중하지 않았다."
 
가사가 그녀의 연주를 괴롭혔다. 사무실에서 돌아선 얼굴들, 그녀의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직원들, 연관의 비용을 계산하는 투자자들. 그녀는 독성이 되었고, 손댈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기술적 야망의 대가에 대한 경고적 이야기가 되었다. 
 
바이올린이 그녀의 슬픔을 다시 그녀에게 노래해 주었고, 다른 아름다운 무언가로 변화시켰다.
 

2. 뜻밖의 듀엣 (An Unexpected Duet)

 
"올렛?"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놀람으로 부드러웠다. 그녀는 돌아섰고, 바이올린을 거의 떨어뜨릴 뻔했다. 수연이 문을 열고 서 있었다. 시간이 그녀의 대학 오케스트라 동료에게 친절했다. 눈 주위에 몇 개의 주름, 더 짧고 전문적인 머리, 하지만 그녀를 오케스트라의 비공식 상담자로 만들었던 그 부드러운 표정은 같았다.
 
"수연." 
 
이름이 갈라져서 나왔다. 마치 그녀가 CEO가 되기 전, 악명높아지기 전의 자신을 알았던 사람들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잊었다는 듯이.
 
"오랜만이야." 
 
수연이 방 안으로 들어왔고, 조용히 뒤의 문을 닫았다. 그녀는 연습복을 입고 있었다. 검은 슬랙스와 단순한 스웨터, 어깨에는 첼로 케이스. 
 
"뉴스 봤어. 많이 힘들 거야."
 
그 완곡한 표현이 올렛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 대신 그녀는 얼굴을 미소 같은 것으로 만들었다. 투자자들과 변호사들, 그리고 그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어야 하는 다른 누구든지를 위해 써왔던 표정이었다.
 
"괜찮아. 그냥... 음악이 그리워서 왔어."
 
하지만 그녀의 손이 배신했고, 너무 심하게 떨려서 바이올린을 내려야 했다. 활이 사막에서 물을 찾는 점술봉처럼 흔들렸다. 수진의 표정이 더욱 부드러워졌고, 그녀는 자신의 케이스를 내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방을 가로질렀다.
 
"아, 올렛아." 
 
그녀는 올렛을 만지지 않았고, 공허한 위로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냥 그녀의 존재가 피난처처럼 느껴질 만큼 가까이 서 있었다. 
 
"여기서는 너무 버티려고 하지마. 나는 네 편이야."
 
올렛의 조심스럽게 유지해온 평정에 무언가가 금이 갔다. 바이올린이 갑작스러운 눈물로 흐려졌고, 그녀는 이를 지우려 심하게 깜빡여야 했다. 언제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울었을까? 
 

 
책상에서의 눈물은 사적이었고, 절제되었다. 하지만 여기, 한때 친구들과 음악을 만들었던 이 방에서, 슬픔이 혼자 견디기에는 너무 컸다.
 
"그들이 나를 미워해," 그녀가 속삭였다. "모든 사람이. 그들은 내가 살인자라고 생각해."
 
"너는 그렇지 않아." 
 
수연의 목소리가 조용한 확신을 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든, 어떤 실수가 있었든, 너는 그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넌 그걸 모르잖아. 내가 뭘 했는지, 내가 뭘 허용했는지 모르잖아.."
 
"난 널 알아." 
 
수연이 가장 가까운 의자로 이동했고, 마치 그들에게 온 세상의 시간이 있다는 듯이 자리를 잡았다.
 
 "2학년 땐가.. 기억나? 브람스 더블 콘체르토? 2 바이올린이 마이크로초 늦는다고 그 한 구절을 47번이나 우리에게 리허설시켰잖아."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올렛은 입술이 진짜 미소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게 중요했어. 그 동조화는.."
 
"완벽했어. 완벽해야 했고. 그게 너야, 올렛. 너무 신경 쓰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에게 불가능한 기준을 적용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고의로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아." 
 
수연의 눈이 20년간의 공유된 역사를 담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 말들이 위안이 되어야 했지만, 오직 아픔만 깊어졌다. 수연이 맞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절대 고의로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오만함이나 성급함이나, 모든 가능성을 보지 못한 단순한 인간적 실패를 통해서는? 그날 아침 유출된 문서들은 그녀가 정확히 그렇게 했음을 시사했다.
 
"나와 함께 연주해," 수연이 갑자기 말했고, 자신의 케이스를 열었다. "메시아 파트들. 우리가 했던 것처럼."
 
"못해. 너무 녹슬었어, 너무―"
 
“인간적인 면을 보이는 것도 괜찮아. CEO라고 해서 항상 완벽할 필요는 없잖아.”
 
그녀는 자세를 잡으며 기다렸다. 잠시 후 올렛도 자신의 바이올린을 들어 올렸다. 둘은 자리를 잡고 조율과 자세 조정이라는 익숙한 의식을 거친 후, 수연이 고개를 끄덕여 시작을 알렸다.
 
음악이 그들 사이에서 피어올랐다. 헨델의 라르게토 에 피아노를 엮어가는 두 목소리였다. 올렛의 연주가 감정으로 들쭉날쭉했던 곳에서, 수연의 꾸준한 안정감과 깊이가 그녀에게 따라갈 무언가, 기댈 무언가를 주었다. 그들은 말없이 악장을 연주했고, 음표들이 모든 것을 말하게 했다.
 
 

폭풍 속의 숨표 (A Breath Mark in the Storm)

 
연주가 끝났을 때, 침묵은 달랐다. 공허하지 않고 가득 찼으며, 슬픔과 함께 서로를 이해하는 특별한 위안을 담고 있었다. 올렛은 바이올린을 내리며, 놀랍게도 자신의 손이 더 이상 떨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봐야겠어."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회의도 있고, 변호사들도 만나야 하고, 수습할 일들이—"
 
"언제나 그런 일들은 있을 거야." 
 
수연이 활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하지만 때로는 지금의 네가 되기 전, 자신이 누구였는지 기억해. 음악은 네가 필요할 때 여기 있을 거야."
 
올렛은 신중하게 바이올린을 포장했다. 하나하나의 동작이 의도적이었다. 케이스를 잠그며, 그녀는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자리 잡는 것을 느꼈다. 평화는 아니었다. 그건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일이었다. 하지만 폭풍 속에서 작은 고요한 공간이었다.
 
"고마워." 
 
그녀가 말했다. 단순한 듀엣 이상의 의미를 담아서.
 
수연이 미소 지었다. 그 표정이 눈까지 닿았다. 
 
"곧 다시 와. 오케스트라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메시아 전곡을 연주해. 바이올린 한 명이 더 있으면 좋겠어."
 

 
그 초대가 그들 사이에 걸려 있었다. 불가능하면서도 동시에 필요한 것이었다. 올렛은 목소리를 믿을 수 없어서 고개만 끄덕이고, 바이올린 케이스를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어둠에 맞서는 기사처럼 들고 연습실을 나섰다.
 
하지만 개발팀 회의실은 AZ TECH의 핵심 개발자 15명이 모여 마치 장례식장의 조문객들처럼 주위에 앉아 있었고, 그들의 노트북은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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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했던 계절 - [1악장: 운명의 습격] 5장. 숨표

🎵 이번 화와 함께할 선율: Messiah: Part 1, No 1. Sinfonia와 Handel: Messiah / Part 1: 18a. “He shall feed fis flock”의 애절한 선율과 함께 읽어보세요. 올렛의 마음에 잠들어 있던 그리움이 깨어나는 순간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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