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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C 마이너] 10장. 바이올렛 프리지아, 신작소설, 선공개

Writer Lumi

by lumibypeppy 2025. 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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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 위안과 평온함] 10장. 바이올렛 프리지아

 

🎵 이번 화와 함께할 선율: Spotify와 Youtube music에 담아 둔 [신작소설 ‘러브C마이너’] 플레이리스트의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읽어보세요. 사랑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올렛의 마음을 더욱 깊이 느끼실 거예요.

 

2021년 3월 27일 토요일.

 

첫 데이트를 앞둔 풋풋한 열여덟 소녀의 올렛

1. 돌담길의 속삭임

3월 말의 서순라길은 겨울의 이별과 봄의 첫 숨결 사이에 놓인 속삭이는 약속 같았다. 좁은 길을 따라 수백 년 된 돌담들이 우뚝 솟아 있었다. 거칠지만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지붕의 기와 하나하나는 마치 침묵 속의 무희처럼 우아한 곡선을 이루었고, 담쟁이덩굴은 잠들어 있었지만, 옅은 연두색 새싹이 갈라진 틈으로 스며들어 차가운 돌에 부딪히는 시작하는 연인들의 속삭임처럼 부드러웠다.  

 

그녀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먼저 도착했다. 모퉁이를 돌자 살롱 순라가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멈춘 듯한 한옥 화덕 피자집이었다. 하얀 석고 벽이 오후 햇살에 반짝였고, 어두운 나무 바닥 위로는 우아한 붓놀림으로 "살롱 순라"라고 적힌 검은색 간판이 있었다. 

 

넓은 유리창 너머로 금빛 등불과 도자기 잔의 반짝임, 그리고 나지막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는 한옥 피자와 섬세한 파스타 스케치가 적힌 칠판 메뉴가 그녀를 유혹했다. 

  

몇 걸음 걷자 기와지붕과 튼튼한 나무 기둥이 돋보이는 2층 한옥 건물, 카페 사사가 보였다. 올렛이 우현을 만날 그곳이었다. 꽃으로 덮인 벽이 모던한 유리창을 감싸고 있어 따스한 햇살이 테라스로 쏟아져 들어왔다. 

 

싹이 트는 벚나무 가지 아래 등나무 의자들은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하는 듯했고, 붉은 장미가 얽힌 철제 난간은 은은한 향기로 가득 차있었다. 그새 봄바람에는 새소리와 은은한 볶은 커피 향이 그녀에게 실려 왔다. 

  

올렛이 안으로 들어서자 나무 바닥이 발밑에서 부드럽게 삐걱거렸고, 격자 난간은 장난기 어린 그림자를 드리웠다. 의자에 앉자 매끈한 나무가 손바닥에 닿는 느낌이 시원했다. 

 

웨이터가 가져다준 메뉴는 유혹적이었다. 맑고 상큼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완벽하게 우려낸 호박색 전통차, 그리고 콩가루를 뿌린 한국식 디저트. 하지만 올렛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두 개의 별이었다. 휘날리는 에메랄드빛 거품과 은은한 허브 향이 나는 쑥라떼, 휘핑크림과 쫄깃한 떡으로 장식된 꿀에 적신 오곡라떼.. 

 

그녀는 자신의 설렘에 넋을 잃고 있었다. 봄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며, 그녀는 거리를 훑어보며 앙상한 나무들과 자전거 바퀴 사이로 그의 실루엣을 찾았다. 

 

그녀는 이미 쑥라떼와 임절미 오곡라떼를 주문해 봄기운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아는 듯 미소를 지었다. 올렛은 야외 테라스에 있었지만 그녀가 그를 생각하는 것보다 덜 넓게 느껴졌다.  

프리지아 꽃향기

 

2. 절대적인 존재가 되길

마침내 우현이 다가오자 그의 존재가 모든 것을 가득 채우고, 우현의 걸음에는 밝고 따뜻한 온기가 넘쳐흘렀다. 그를 보고 안도한 그녀는 마지막 남은 불안감을 밀어냈다.  

 

"네가 안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이미 그에게 음료를 건네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녀는 아까의 걱정을 잊은 채 웃었다. 

 

"너무 늦지 않았어?" 

 

그렇게 고개를 돌려 우현을 보자 그에게 나무 사이 틈으로 얼굴에 햇볕이 스치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마치 오늘이라는 약속이 모든 의심을 지워버린 듯 편안해 보였고, 그의 눈은 기대감으로 빛났다. 

 

“내가 살게. 용서해줄 거지?” 

 

“너 하는 거 봐서.”  

 

그녀가 턱을 괴고 그를 빤히 쳐다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 순간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그는 한 모금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올렛에게 놀라움을 전해주었다. 

 

"내가 이 라떼 제일 좋아하는 걸 어떻게 벌써 알았어?" 

 

그녀는 장난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작은 새가 말해줬어." 

 

그녀는 장난스럽게 그를 흘끗 보며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익숙한 노래처럼 허공을 누볐다. 그는 코트 주머니에서 작고 정성스럽게 포장된 상자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열어 봐."

 

그는 그녀만큼이나 장난기 어린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는 마." 

 

안에는 한지 편지지에 쓴 짧은 손편지와 보라색 프리지아 꽃 한 송이가 담겨 있었다.  

 

‘네가 내게 아름답고 절대적인 존재가 되길 바라며’

 

“이게 내 기분을 달래주는 건가?”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재밌다는 듯이 보라색 프리지아 꽃 향기를 맡고 있었다. 

 

“전통적인 걸 좋아할 줄 알았어.” 

 

그의 작은 선물은 초대처럼 느껴졌고, 눈빛 하나하나가 서로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약속처럼 느껴졌다. 두 사람 사이의 공기조차 따뜻했고, 새로운 만남이라는 묘한 위로로 가득 차 있었다.  두 사람의 애정은 클럽에서 말하지 못했던, 이제는 의심의 장벽 없이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그녀

3. 우리만의 화음

그의 진심은 거의 만져질 듯 생생했고, 그의 말투는 예상치 못한 여유로움으로 웃음과 진지함 사이를 오갔고, 진지한 대화는 강렬함으로 짓눌리지 않았다. 마치 몇 년 전에 멈췄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는 듯 가볍고 공감으로 가득했다. 

 

오후가 길어지면서 빛은 변하지만, 카페는 시간의 흐름에 묻히지 않은 순간으로 그들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그와 함께하는 시간을 음미했다. 그들이 나눠 마시는 시럽과 음료보다 더 생생한 달콤함.

 

웃음소리가 침묵 속으로 스며들 때, 그것은 불편이란 단어는 세상에 없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 고요함,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말 사이의 공백을 메울 만큼 충분했다. 

 

두 사람은 대화에 몰두하며, 이 관계가 얼마나 소중하고 연약한지 둘 다 알고 있지만, 둘 다 망설임으로 그 관계를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의 말속에 끊임없이 자신을 발견했고, 알고 싶어 하는 친밀함은 마치 아직 가지 않은 길처럼 두 사람 사이에 뻗어 있었다. 그녀가 말하는 동안 그의 눈은 그녀가 상상했다고 생각했던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 차 그녀에게 머물렀다. 

 

"며칠 전 밤에 네가 메시지 보냈을 때, " 

 

그는 그녀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잠시 말을 멈추고 말을 시작했다. 

 

"기분 좋았어." 

 

그녀는 그의 솔직함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생각에 잠긴 듯 그를 바라보며, 그의 미소가 무심하게 눈에 닿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가 말을 꺼낼 때는 마치 그 미소가 얼마나 쉬운 지 오래전에 잊었던 사람처럼 여유로웠다.    

 

올렛과 우현의 대화는 그녀의 웃음소리로 이어졌다. 자신도 몰랐던 화음이었고, 그 울림은 그녀가 바라지도 않았던 방식으로 모든 것을 물들였다. 그들은 장난기 어린 농담의 리듬에 휩싸이며, 서로를 이끌어줄 대본 없이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아는 스릴을 발견했다. 

 

그녀는 빈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머그잔에서 느껴지는 프리지아 온기를 음미했다.  

 

지도 밖으로의 산책

4. 지도 밖으로의 산책

올렛과 우현은 카페의 나머지 공간들이 뒤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고, 흘러가는 시간의 소리는 그들이 연주하는 대담한 음표에 비하면 매우 희미했다. 그의 웃음소리와 여유로움은 그녀의 마음속에 계속 울려 퍼지고, 매 순간이 전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진지함에서 장난기로 바뀌는 순간, 두 사람 모두 신이 났고, 각각의 대답에는 새롭게 찾은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녀는 즉흥적으로 말했다. 

 

"밖에 있는 저 길, 너무 아름다워 보여." 

 

그 생각에 그녀는 설레었다. 

 

"돌담이 있는 그 길. 우리 같이 산책할래?"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대담함을 온전히 실감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저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울림으로 확신했다. 

 

"아니면 혼자라도." 

 

그녀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씩 웃으며 덧붙였다. 그의 웃음소리가 그들 사이로 흘러들어와, 오늘 그들이 발견하고 또다시 발견한 모든 것을 메아리쳤다. 그녀가 듣고 싶어 하는 대답만큼이나 그도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 했다. 

 

"그럼 나도 너랑 같이 가는 게 좋겠어." 

 

그녀의 확신이 그녀의 마음과 방을 가득 채우고, 맑고 아름다운 선율로 두려움을 밀어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순한 희망 그 이상이었다. 그녀가 예상치 못했던 진실이었다. 

 

"어차피 걸을 거였어." 

 

그녀는 새롭게 얻은 에너지로 코트를 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너랑 가고 싶어." 

 

그들은 카페의 따스함처럼 편안하고 친숙하게 일어섰다. 문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친밀함이 그녀를 감싸 안았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그녀가 믿지 않으려 했던 모든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았고, 그 순간의 무게는 가볍고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가 되어 버렸다. 

 

이대 관현악과 바이올린 전공자 올렛

5. 가장 솔직한 음표

그들의 길을 따라 늘어선 목조 한옥들은 봄의 시작을 담고 있고, 싱그러운 생명으로 피어나려는 새싹들을 담고 있었다. 그녀가 보는 모든 것은 그와 그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그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곁눈질로 우현을 바라보며 그의 걸음걸이에서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고 있었다. 

 

서순라길은 새 계절의 달콤하고 생기 넘치는 숨결로 가득 차 있다. 길가를 따라 늘어선 이끼와 덩굴에서 풍겨 나오는 대지는 부드럽고 향기롭다. 모든 것이 그녀에게 시작을 이야기하고, 그녀는 그 모든 것을 흡수하여 자신을 통해 흐르게 했다. 

 

“전공이 뭐야?” 

 

그는 이제야 호기심에 다급하게 물어봤다. 올렛은 생각에 잠긴 듯, 마치 우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답을 만들어내는 듯했다.   

 

학교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운 층위를 탐험하게 했다. 그녀도 그도 서로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다. 마치 하나하나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가 숨겨진 무언가를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듯. 그녀는 그 단어를 둘 사이에 두고 말했다.

 

"바이올린." , "어떻게 해야 해?"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의 얼굴에서 답을 찾으려는 듯 바라봤다. 진지하면서도 열린 그녀의 눈이 그의 눈과 마주치며, 우현은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그녀의 질문을 알아차렸다. 

 

 

 

Author's Note

봄날의 서순라길처럼, 어떤 순간은 그 자체로 완전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함께 마시는 라떼 한 잔, 수줍게 건네는 꽃 한 송이가 마음의 가장 깊은 곳을 어루만져 줄 때가 있죠.

 

이번 10장은 올렛과 우현의 가장 빛나는 순간, 서로의 존재만으로 온전한 평온함을 느끼는 시간을 담았습니다. 보라색 프리지아의 꽃말처럼 '영원한 사랑'을 꿈꾸기 시작한 두 사람. 어쩌면 이 평온함이야말로, 훗날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그들을 지탱해 줄 가장 단단한 기억의 조각이 될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화음을, 독자분들도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Chapter 11. Teaser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첫 데이트. 이 설레는 만남의 끝에서, 그들은 과연 같은 꿈을 꿀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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