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화와 함께할 선율: Spotify와 Youtube music에 담아 둔 [신작소설 ‘러브C마이너’] 플레이리스트의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읽어보세요. 사랑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올렛의 마음을 더욱 깊이 느끼실 거예요.
2021년 3월 27일 토요일 세 번째 추억.
"손을 잡고 걷는 게 좋아."
올렛은 약간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는 그녀의 외로움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 소박한 아름다움에, 아무것도 그들의 명료함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그녀의 말은 그들만의 것이 될 만큼 조용했지만, 그들은 말했다. 마치 세상의 변화를 알리는 듯, 분명했다. 고백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재정의하는 방식이었다. 그녀가 웃지 않아서 고마웠다. 그녀도 진지했고,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느껴서 다행이야."
우현은 여전히 자신과 그녀의 경이로움에 사로잡힌 채 말했다. 올렛은 문득 그녀가 전에 잡았던 다른 손이 떠올랐다. 그 손은 항상 닿을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도착하지 않은 무언가를 기다리던 소녀가 아니었다.
우현의 따스함이 긴 침묵을 가득 채웠고, 그녀는 시간이 환상이라고 거의 믿었다. 마치 이 한 걸음이 그 집에서 희망을 품고 보낸 모든 세월을 지워버린 것 같았다.
그와 가까워질수록 부모님이 이혼하기 전, 엄마의 손길이 느껴졌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마치 끊임없는 약속처럼. 그 기억과 함께,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도 되살아났다.
올렛은 중학교 마지막 해, 가장 외로움을 느꼈던 한 해를 떠올리고 있었다. 아빠의 존재가 사라지고, 소녀가 채우던 공간에 엄마의 부재만이 남았던 그 해였다. 방들이 작아지면서 공허함은 그녀가 혼자 짊어질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커졌다.
이 집에서 들려오는 소리, 자신의 맥박처럼 익숙한 울림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다. 상상으로 그 공간을 가득 채우며, 만약 우현과 그녀가 그곳에 있다면 그 공간은 어떨지 생각했다. 이제 올렛은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면 어떨까 궁금해졌다. 공기와 고요함은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보냈던 밤들만큼 길지 않았다.
올렛은 우현의 손을 그 소녀의 그리움으로 꽉 잡았지만, 더 이상 그 소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긴 밤과 이른 아침의 기억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희미해지는 듯했다.
세상이 열리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은 이제 더 부드러워졌고, 덜 불가피하고 덜 압도적적으로 느껴졌다. 우현의 온기는 아무도 닿지 못했던 곳에 닿았고, 무엇보다 그녀를 위로하는 것은 그가 그 너머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유리와 돌이 만나는 모퉁이에서 멈춰 서서, 마치 교차로에 서 있는 듯 왼쪽으로 돌았다.
“건널까?”
이제 그들이 가야 할 차례가 되었고, 그들은 마치 아무도 그 길을 걷지 않은 듯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한 걸음 새로운 확신을 품고, 마치 오랫동안 답을 알고 있었던 듯 두 사람의 손은 맞잡혔다. 올렛의 얼굴은 알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숨이 멎을 정도로 깊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현도 그에 맞춰 밝게 빛났다.
방금 건넌 교차로는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듯 뒤에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서로의 초점, 서로의 빛이 되어 새롭게, 그리고 방심하지 않고 빛났다.
모든 것이 이 확신이라는 하나의 불꽃에 집중되는 듯했다. 우현의 손이 소녀의 손아귀에서 희망을 거두어들였다. 그것이 그들이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고, 그들은 이미 미지의 세계로 깊숙이 발을 들여놓았다.
길은 그들을 조용한 동네 깊숙이 이끌었고, 그 길에 비친 모습은 그들을 더욱 가까이 끌어당기고 하나로 묶었다. 올렛은 그들을 하나의 존재로, 가능성이 손처럼 부드럽고 완벽하게 맞닿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 가지 비전으로 보았다.
"꿈을 나눠줘서 고마워. 대부분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는 말하지 않잖아."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눈 사이 저편에서 그녀는 공간보다는는 신뢰를 보았다. 이번에는 기다릴 이가 없다. 그것은 이미 거기에 있었다. 그것은 즉각적이고 생생했다. 마치 그들을 하나로 끌어당겼던 밤처럼.
서울은 그녀가 엄마에게 기대했던 것처럼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이번에는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우현과 올렛은 부티크 쇼윈도 디스플레이 앞에 멈춰 섰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여유로운 고급스러움을 뽐내는 마네킹들과 겹쳐 보였다.
그녀의 시선은 따뜻한 스포트라이트에 비친 로우라이즈 청바지에 머물렀다. 마치 그 청바지가 상징하는 삶을 곱씹는 듯했다. 그는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에게는 그저 단순한 상품일 뿐이었지만, 그녀에게는 더 큰 무언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언가처럼 느껴졌다. 이제야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방식이었다.
그녀가 모든 디테일을 살피는 동안, 그는 부드럽게 손을 움직여 두 사람의 손가락이 얽히도록 했다. 장난기 어린 친밀함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고, 차가운 3월의 공기를 막아주는 듯한 그 감촉을 만끽했다. 올렛은 이 거리에서는 본 적 없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눈빛이었다.
그를 쇼윈도에서 끌어낸 올렛은 새로운 에너지지로 그들을 이끌고 있었다. "처음 만난 사람하고 이렇게 편해본 적이 별로 안돼. 아니, 이렇게 편해본 적은 처음이야." 그녀는 좀 더 편안하게 느끼고 싶어서 다른 손으로 우현의 팔짱을 끼었다.
"우린 그냥 만난 게 아니었을지도 몰라. 전생에 서로 알고 지냈을지도 몰라."
우현은 농담처럼 말했지만, 올렛은 아마도 하나님을 믿었을 것이다.
"그걸 믿어?"
그녀는 웃으며 말했지만, 전생을 믿지 않는다는 게 분명했다.
"아니면 신이 우리를 연결해 준 건지도 몰라!"
우현은 확신에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신이 가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면, 오늘 밤 나를 네 쪽으로 밀어줘서 다행이야."
그녀의 결의는 그 자체로 빛과 같았다. 그들 뒤 기함의 플래그십 불빛이 어두워졌지만, 우현은 이제 그들만의 빛이 있음을 느꼈다. 공유하는 밝음은 바깥세상이 어둡게 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세상이 그들을 따라잡으려 애쓰는 듯했다. 마치 주변이 그들의 빨라지는 리듬을 따라잡으려는 듯했다. 그들은 현실보다는 꿈에 가까운 삶을 묘사한 웅장한 전시물들로 반짝이는 창문을 지나쳤다. 그의 아파트와 세상 사이의 거리는 환상처럼 느껴졌고, 그는 기꺼이 현재의 순간에 몰입했다.
두 사람은 근처 삼성해맞이공원으로 향했다. 한강의 야경이 눈부시게 펼쳐졌다. 멀리 롯데타워를 수놓은 불빛은 도시의 활기를 반영하고 있었다다. 올렛은 자신이 잘 아는 길로 자신 있게 그를 안내했다.
우현은 그들의 발걸음으로 엮인 신비로운 지도 위를 떠돌았다. 그녀의 존재는 어디에나 있었고, 그는 그들 모두 안에 있고 싶었다. 올렛이 그에게 다가오자, 그는 마치 결심이 싹트는 듯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근데 집이 어디야? 여긴 한강으로 가는 길 아니야?”
우현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에 갈꺼야.” “싫어??” “싫음 나랑 키스하고.”
이번에는 그녀가 새침한 미소로 웃었다. 우현은 둘 다 싫지 않았지만, 어느새 청담대교 아래 산책로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길을 따라 걸었다.
두 사람의 걸음은 머리 위 도시의 고동과 맞닿았고, 차들은 구름처럼 밝고 위태롭게 지나갔다. 마치 각자의 세계가 기묘하게 닮아가는 것을 목격하는 듯. 매끄러운 손등은 두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고, 청담대교밑은 그들만의 공간이었다.
현재의 모든 것이 생생하고 현실적이었다. 마치 그들을 하나로 묶은 밤처럼. 그 순간, 앞으로 나아갈 길은 질문보다는 해답과 확신처럼 느껴졌다. 두 사람은 같은 세계를 걷고 있었고, 이번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한강의 야경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고, 서로에 대한 감정은 사회적 차이보다 우선하는 듯했다. 손등은 두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처럼 느껴졌다. 청담대교 아래 그들만의 공간에서, 올렛은 우현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롯데타워의 불빛이 작은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여기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야." 올렛이 속삭였다.
"혼자 올 때는 외로웠는데, 오늘은 달라."
우현은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았다. 한강의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고, 그는 부드럽게 그것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그 손길은 그녀의 뺨에 머무르며 따뜻한 체온을 전했다.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온 무언가를 드디어 찾은 것 같아."
올렛은 그의 손 위에 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얹었다. 차가운 3월 공기 속에서도 그의 온기는 확연히 따스했다. 둘 사이의 간격은 점점 사라져갔다.
"이 순간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어."
그녀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우현은 대답 대신 조용히 다가갔다.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올렛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숨결이 피부에 닿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숨결이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옷깃을 가볍게 잡았다. 마치 이 순간을 붙잡고 싶다는 듯.
"올렛."
우현이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강물처럼 잔잔하고 깊었다. 두 사람의 코끝이 스치고, 서로의 숨이 포개졌다. 세상의 소리는 멀어지고, 그들만의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올렛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에 닿았다. 처음은 나비처럼 가볍고 조심스러웠다. 그녀의 속눈썹이 떨렸다. 우현은 그녀의 뺨을 손으로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끌어당겼다.
키스는 점점 더 깊어졌고, 올렛은 발끝을 들어 그의 품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의 손이 그의 목덜미를 타고 올라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 부드러운 감촉이 손끝을 타고 심장까지 흘렀다.
우현의 입술은 따스했고, 어렴풋한 커피 향이 배어 있었다. 올렛은 그 맛에 취한 듯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구름 위에 발을 딛는 듯했다. 그 상상보다 훨씬 더 달콤하고, 훨씬 더 깊었다.
입술이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천천히 맞닿았다. 이번에는 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올렛은 그의 가슴에 손을 얹었고, 그곳에서 우현의 심장이 자신의 심장만큼이나 빠르게 뛰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 사실이 그녀를 더욱 용감하게 만들었다. 우현은 그녀를 품에 더 꼭 끌어안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더 이상 거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에서 천천히 올라가, 부드럽게 그녀의 옆구리를 지나쳤다. 올렛은 숨을 고르듯 잠시 멈췄다.
"우현아..."
올렛이 그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우현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에 다시 입을 맞췄다. 그녀는 그의 손을 이끌어 조심스럽게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손은 조심스럽고도 애틋하게 그녀의 온기를 느꼈다. 올렛은 그의 어깨를 꽉 잡았다. 감정의 전류가 온몸을 타고 퍼져나갔다.
이제 그들은 서로의 품 안에서 완전히 닿아 있었다. 우현의 손길은 조심스럽지만 단호했고, 올렛은 그 안에서 더없이 안전함을 느꼈다. 마치 오랜 시간 헤매다 마침내 도착한, 따뜻한 집처럼.
한참 후, 두 사람은 이마를 맞댄 채 천천히 숨을 골랐다. 올렛의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우현의 눈빛은 깊고도 고요했다. 그는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
"보고 싶을 거야."
그녀가 그의 가슴에 기대어 속삭였다.
"오늘 밤이 끝나면, 네가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아."
우현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조용히 웃었다.
"나도 그래."
한강은 조용히 흐르고 있었고, 도시의 불빛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청담대교 아래, 세상과 단절된 그들만의 공간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안은 채 멈춰 있었다. 외로움도, 기다림도 더 이상 그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았다. 찾고 있던 모든 것이, 바로 그 품 안에 있었다.
Author's Note
첫 키스는 단순히 입술이 닿는 행위를 넘어, 수많은 망설임과 불안을 잠재우고 서로의 세계가 온전히 포개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렛에게 우현의 품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집'과 같은 절대적인 안전지대였을 겁니다.
이번 12장은 두 사람이 서로의 온기 속에서 오랜 방황을 끝내고, 가장 완전한 위로를 얻는 과정을 담고 싶었습니다. 청담대교 아래, 세상의 소음이 닿지 않는 그들만의 공간에서, 두 사람의 심장 소리가 독자분들의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남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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