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화와 함께할 선율: Spotify와 Youtube music에 담아 둔 [신작소설 ‘러브C마이너’] 플레이리스트의 두근대는 비트와 함께 읽어보세요. 특히 이번 챕터는 K-pop Demon Hunters의 ‘Golden’, ‘What It Sounds Like’ 등으로 시작하는 노래들과 함께 들으면 사랑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그 떨리는 용기와 설렘을 더욱 깊이 느끼실 거예요.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3년 전, 둘은 서로를 중심으로 돌고 있었다. 마치 중력만이 그들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처럼. 클럽 Side X의 에너지는 전염성이 있어서 모든 사람들을 플로어로 끌어당겼다. 올렛이 깊은 미소를 띠며 그에게 다가갔다.
"겁먹게 하지 마."
영주가 올렛의 손을 잡고 말하더니 그녀를 우현 쪽으로 밀어냈고, 올렛이 잔을 기울여 그를 향해 말했다.
"번호 교환하자."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종소리처럼 또렷하게 들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우현의 눈이 희망으로 빛나며 완전히 이해했음을 보여주었다.
보라색 조명이 우현의 얼굴을 가로질러 번쩍이며 이마부터 턱까지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는 플로어 가장자리에 서서 전자음에 둘러싸인 채 꼼짝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Side X가 광란의 열기로 들끓었고, 젊은이들이 테크노 비트에 맞춰 고동치는 눈부신 네온사인에 빠져들었다.
그의 고요함은 공허해 보였다. 현란한 세상에서 동떨어진 그의 차분한 시선이 올렛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마치 그녀의 존재가 클럽의 다른 모든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 것처럼, 기대감과 믿기 어려움이 뒤섞여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의 놀라움은 분명한 희망의 표정을 감출 수 없었고, 군중 너머로 시선이 마주쳤을 때는 마치 배경 소음에서 날카롭게 벗어나 순간적으로 숨을 들이켜는 것 같았다. 근처에 있던 두 친구가 무엇이 그의 관심을 끌었는지 힐끗 보려고 돌아보며 장난스럽게 그를 쿡 찔렀다.
올렛의 표정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일부러 무표정을 짓는 것이 경멸이나 방어적인 태도를 의도하는 것 같았다. 왼쪽에 앉아 있던 영주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대화가 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예리한 시선이 올렛과 우현 사이를 오가며 둘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끈을 포착했다. 박자를 놓치지 않고 영주는 거리를 좁혀 올렛의 피부에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갔다.
"갈 거야, 아니면 그냥 미치게 만들 거야?"
영주가 전자음 속에서 밝게 웃으며 팔꿈치로 은근히 찔렀다.
"저 남자 기절할 것 같은데."
우현을 향해 활처럼 휘어지는 연극적인 제스처를 하며 올렛의 마음에 또 다른 불확실함을 부채질했다. 그 순간이 둘 사이에 팽팽하게 얽혀 있었고, 올렛 주위로는 형언할 수 없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마치 허공에 발을 내딛으며 어디에 착지할지 모른 채 뛰어내리는 것 같았다.
차분했던 그녀의 생각이 더욱 의심스러운 것으로 변해갔다.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방 전체와 플로어에 흩어진 사람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영주의 미소는 흔들림 없이 그대로였고, 그녀에게 빈 공간을 더 좁히라고 도전장을 내미는 것 같았다.
잠깐 동안 올렛은 자신의 벽 뒤에 숨어서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무관심하게 지켜보는 것을 고려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일어났다. 부드러운 가죽 소파와 자신의 망설임을 뒤로한 채.
마음속으로는 결정을 내리기 직전이었지만, 자신을 의심해본 적 없는 사람의 편안한 자신감으로 그 공간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우현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표정이 변하는 것을 그녀는 지켜보았다. 평온한 겉모습 아래에서 무언가가 타오르기 시작했고, 한 걸음씩 가까워질 때마다 그의 집중력이 더 강해졌다. 음악이 파도처럼 밀려왔고, 사람들은 필름 속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모든 색깔과 흐릿함이 중심축인 그녀의 시선 주위로 소용돌이쳤다. 네온사인이 어둠을 가르며 모든 것을 기묘한 꿈의 세계로 옮겨놓았다. 시끄러움과 움직임이 뒤섞여 숨겨진 실패에 대한 그녀의 불안을 가려주었다. 뒤에서 영주가 일부러 진지한 척하며 소리쳤다:
"놀래키지 마!"
그러고는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은 보랏빛 안갯속으로 녹아들었다. 영주의 말에 올렛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져 조심스럽게 유지해 온 표정에 균열을 만들었다. 우현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그녀 표정의 미묘한 떨림을 놓쳤다.
우현은 여전히 가만히 서서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마치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이 환상이 깨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클럽은 여전히 활기로 넘쳐났지만, 그가 그녀를 의식하게 되면서 시간이 느려진 것 같았다. 친구들은 올렛이 군중을 헤치고 다가오는 것을 보며 놀라서 농담을 던졌다.
"우현아, 정신 차려."
영진이 소동 위로 소리치며 병을 들어 건배 자세를 취했다.
"야, 저 여자 너한테는 과분해."
다른 한 명이 고개를 젓는 슬픈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우현은 운명과 마주선 남자처럼 서 있었다. 망설이면서도 자석 같은 확신으로 운명에 이끌리고 있었다.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져 마주 서게 되자, 음악이 그들 사이를 오가는 미묘한 소리와 함께 살짝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둘 다 시선을 고정한 채 서로를 이해하려 애썼다. 이 순간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 둘 다 알고 있었다.
올렛은 우현의 떨림과 자신의 떨림을 동시에 느꼈다. 잠깐 동안 세상이 사라지는 것 같았고, 불완전한 대칭만이 남았다. 조명이 그들의 피부에 선명한 색채를 입히고 방 전체가 끊임없는 숨 막히는 움직임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올렛은 그들의 속마음이 분명히 드러나는 고요함을 느꼈다. 하지만 아직 말은 나오지 않았다.
올렛이 먼저 입을 열었다.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가 거센 소음을 뚫고 나왔다.
"번호 교환하자고."
올렛이 다시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에서 희미한 떨림과 낯선 설렘을 느끼며. 우현이 그녀의 솔직함에 놀라 눈을 깜빡였지만, 그녀는 그의 눈에서 희망과 예상치 못한 기쁨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숨을 고를 만큼만 멈췄다. 그의 대답이 온몸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었다.
"정말로?"
그의 얼굴이 갑자기 미소로 바뀌었고, 그것은 둘 다 인정할 준비가 되지 않은 방식으로 그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놀라움 때문에 어설픈 손놀림으로 휴대폰을 꺼냈고, 둘 다를 새롭고 낯선 곳으로 이끄는 움직임을 따라갔다. 조명이 깜빡거리며 어두워졌고, 그 순간을 강렬하게 포착하여 둘 다에게 예기치 못한 영원함의 느낌을 주었다.
클럽은 다시 광란의 속도를 되찾았지만, 서로의 번호를 입력하는 동안만큼은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만남은 의미 깊으면서도 짧았다. 번호가 화면에 나타나는 단순함이 각자 마음속 깊이 숨겨진 복잡한 감정들을 보여주었지만, 그 성공은 그들이 반쯤만 기대했던 어떤 시작의 약속처럼 빛났다.
저장 버튼을 누를 때 올렛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고, 답보다는 더 많은 질문을 그에게 남겨두었다. 깊은 물속에서 떠오르는 것처럼 숨이 차면서도 예상치 못한 생기로 가득했다. 그녀는 무용수 같은 우아함으로 영주에게 돌아갔고, 우현은 플로어 가장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긴 채 있었다.
올렛이 돌아오자 영주가 승리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봐? 별로 어렵지 않았잖아."
장난스럽게 중얼거리며 그들이 뒤에 남겨둔 외로운 모습을 돌아보았다.
"이제 더 멍해 보이네."
따뜻한 어조였다. 영주는 올렛이 오늘 밤 감수한 위험과 그 밑에 깔린 희망을 알고 있었다.
우현은 플로어 반대편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마치 그녀와 이 밤에 대한 자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려는 것처럼. 친구들이 호기심 많은 나방처럼 그를 둘러싸며 믿기 어려움과 경외감에 휩쓸렸다.
"야, 저 누나가 너한테 반한 거 같은데."
영진이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는데..."
다른 한 명이 덧붙였다. 둘 다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에 즐거워하며 감탄했다. 올렛이 잠깐 그쪽을 바라보았고, 우현의 헤아릴 수 없는 표정 속에서 다른 미래의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두 세계 사이의 조용한 벽이 그리 무서워 보이지 않았다. 그 간격은 하나의 충동적인 몸짓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메워졌다.
그녀는 푹신한 긴 소파에 다시 몸을 맡기며 밤 이상의 것을 정복했다는 기분을 만끽했다. 시선은 즉각적인 충격이 가라앉은 후에도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는 우현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가르는 공간은 살아있는 전선 같았고, 둘을 훨씬 더 확실하게 묶어주는 팽팽한 선이었다.
시간이 빠르게 흘렀고, 친구들이 사라지자 우현은 혼란스러운 생각들과 홀로 남겨졌다. 클럽의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 속에서도 그는 익숙한 소란 밑으로 새로운 물줄기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마음속에서 그들의 짧은 대화가 되살아났고, 하나하나의 말이 더 큰 의미로 발전해 갔다.
2021년 3월 24일 수요일.
유리창에 내리는 빗소리가 끊임없이 두드리며 올렛의 복잡한 생각들과 어우러졌다. 그녀는 혼자 서서 흐르는 물줄기와 네온사인, 그림자들이 물감처럼 섞여 드는 도시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생각이 Side X에서의 밤으로 흘러갔고, 우현과의 예상치 못한 대화가 알 수 없는 힘으로 그녀를 사로잡았다. 그의 눈에서 본 희미한 희망의 빛과 그 여운이 오래전에 죽었다고 생각했던 마음속 무언가를 다시 깨워놓았다.
아래 젖은 거리들이 그녀의 뒤섞인 감정들을 반영하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자신의 정돈된 삶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혼란을 경고하는 것처럼. 빗방울이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며 올렛의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올렛이 검지로 습기를 닦아낼 때 유리 위의 자국들이 흐릿한 도시 풍경과 닮아 있었다. 비 속에서 올렛의 왜곡된 모습이 창문에 비쳤고, 손가락으로 그것을 닦아내자 빗방울이 그녀의 얼굴에 튀었다.
설명할 수 없는 눈물로 우울해진 그녀의 시선이 자신 안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불확실함 앞에서 위안을 찾으려 애썼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창문에서 몸을 돌려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주고받은 번호가 약속처럼 빛나고 있었다. 오래 바라볼수록 희망의 그림자처럼 더 희미해져 갔다.
이 번호가 자신에게 의미하는 만큼 그에게도 의미가 있을까, 그도 자신처럼 망설이고 있을까, 아니면 이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결정했을까 궁금했다. 엄지가 화면 위를 맴돌다가 뒤로 물러났다. 빗소리가 시계처럼 계속 째깍거리며 그녀의 망설임을 끝냈다.
올렛의 손가락이 창문의 물방울을 닦아내자 밖의 젖은 풍경이 흐려졌다.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압도적인 기대감과 걱정으로 어머니의 전화를 기다리던 때가. 부모님의 이혼은 어머니의 관심을 기다리는 아픈 기억들을 되살렸다.
항상 똑같았다. 가진 것과 원하는 것 사이의 격차, 채울 수 없을 것 같은 공허함. 엄마는 멀고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었고, 침묵을 지켰다. 가장 힘든 건 보통 기다림이었고, 그것이 불안을 더 키웠다.
지금도 그 기억들이 불청객처럼 맴돌고 있었고, 우현에게 다가가는 것은 과거가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떠올리자 의심이 욕망에 가까운 것으로 바뀌었다.
빗소리가 끝없는 박자로 계속되었고, 포장도로 웅덩이에 비친 도시의 모습이 거울처럼 반짝였다. 더 이상 소리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모든 것이 감정 없이 쓰인 미래에 대한 간절한 희망으로 가득했다.
다시 휴대폰을 바라보았고,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그녀 안의 반항적인 무언가가 움직였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춤췄다. 이번에는 처음 연주하는 것처럼 긴장되었지만, 어떤 전략보다도 강한 무언가에 이끌렸다.
거부하려 할수록 욕구는 더 강해졌다. 이번에는 다르면 어떨까? 과거가 모든 것을 지배하도록 놔두지 않으면 어떨까? 엄지가 다시 한번 맴돌았고, 이번에는 단호하게 눌렀다.
"깨어 있어?"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그녀는 가슴속에서 빗줄기가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매 순간 빨라지는 짜릿한 리듬이었다. 그가 답장을 해 줄까? 그 질문은 그녀를 숨 막히게 했고, 설렘과 절망 사이에서 멈춰 서게 했다. 그는 그녀를 몇 시간 동안이나 기다리게 할지도, 아니면 아예 답장을 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2분 후, 마치 생명줄처럼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
"나.. 잠이 안 와."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창문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안도감이 온몸을 감싸도록 했다. 그 소리는 이제 고통스럽기보다는 리듬감에 가까웠다. 마치 영원히 기다려왔던 것처럼 손가락 사이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도.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생각이 너무 많아."
이번에는 그의 답장이 거의 즉각적이었다.
"좋은 생각이길 바래."
그의 담백한 말이 그녀를 사로잡았고, 그 안에 담긴 솔직함은 가식이 없는 세상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망설였다. 익숙한 침묵에 당황했지만, 두려움이 몰려오기 전에 대답했다.
"좋은 생각도 있고, 확신 없는 생각도 있어. 대부분 너에 대한 이야기야."
그 고백은 그녀 자신조차 놀라게 했다. 그녀는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자신이 무슨 말을 꺼낼지 반쯤은 두렵고, 반쯤은 설레었다. 몇 초가 지나자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멀리까지 왔는지 떠올렸다.
"우리 같은 생각하는 거네."
그의 다음 메시지는 마치 초대라도 하듯 활짝 열린 문처럼 부드럽고 무심하게 적혀 있었다. 그녀는 얼굴에 미소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불신과 놀라운 기쁨이 뒤섞인 목소리였다. 끝까지 걸어가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어쩌면 기다릴 필요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번에는 자신을 버리지 않고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은 불안하면서도 해방감을 주었다.
"언제? 어디서?"
그녀는 다시 생각하기도 전에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답장은 너무나 즉각적이어서 마치 그녀 자신의 갑작스러운 결심이 메아리치는 듯했다.
"토요일 어때?"
그녀는 짧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에 미소 지었다. 그 대화가 이제 훨씬 더 큰 무게와 더 많은 가능성을 품게 된 것이다.
"웅, 토요일. 우리 핫플에서 볼까?”
그녀는 그토록 부정하려 했던 희망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확인했다.
이제 빗소리가 누그러지고 유리창에 닿는 면이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빗소리가 자신의 모습을 스치며 의심과 두려움의 굳은 선들을 유연하고 자유로운 무언가로 매끄럽게 다듬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두려웠고, 과거의 실망의 메아리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이제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공통의 리듬, 새로운 시작이 마치 햇살의 꿈처럼 폭우 속에서 아른거렸다.
그녀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너 가고픈 곳 어디든.. 기대돼."
그녀는 시원한 바닥에 등을 기대고 누웠다. 그의 따뜻한 말투가 마치 낯선 지도처럼 펼쳐졌다. 오랜만에 그녀는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Author's Note
요즘 로맨스는 대체로 ‘서로 관심 없던 두 사람이 시간을 함께 보내며 천천히 마음을 여는’ 구조로 많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다단조, Op.67’은 그와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출발합니다.
사람들과 천천히 가까워지고,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설레고 긴장하는 과정—
올렛에겐 그런 ‘썸’의 시간이 없습니다.
이 감정은 들뜬 설렘이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오랜 결핍 위에 떨어진 섬광 같은 것이었습니다.
올렛은 어릴 때부터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고,
사랑은 늘 계산되거나 조건 지어진 형태로 주어졌습니다.
마음이 먼저였던 적은 없었고, 누군가에게 다가갈 기회도, 기다려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9화에서 그녀가 ‘번호 교환하자’고 먼저 말하는 장면은
단순히 용감한 여주의 액션이 아닙니다.
그건 그동안의 억눌려 살아온 내면에 대한 불꽃(Spark)입니다.
올렛에게는 애매하게 물러서 있는 시간이 더 외롭고, 더 아픕니다.
어쩌면 이번만큼은, 그녀의 감정이 혼자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 Chapter 10. Teaser
한 번의 용기로 시작된 약속. 빗속에서 나눈 솔직한 대화 끝에, 마침내 두 사람의 첫 데이트가 시작되지만 서로가 살아온 전혀 다른 세계의 풍경과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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