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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공모전 출품작 [따뜻했던 계절] 8장. 조작된 현실

Writer Lumi

by lumibypeppy 2025. 9.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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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오프닝 나레이션 Ver. 이올렛]

 

이건… 내가 기억하는 세상이 아닌 것 같아요.
왜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는 걸까요.

 

그 모든 것들이 내가 틀렸다고 말하고 있어요.

 

돌아보면, 같이 울던 사람들마저 고개를 돌렸고,
더는 아무도 내가 쓰던 언어를 기억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모두에게 잊히는 일보다 더 무서운 건, 

나조차도 내가 누군지 잊어버릴까 봐 혼자 속삭이며 버티는 밤들이었어요.

 



2025년 12월 15일 월요일.

 

구현실은 본격적인 언론 공작에 나섰다. 그녀는 이미 몇몇 기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해놓고 있었다.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만난 인맥들이었다.

 

첫 번째 접촉은 MBS 탐사보도팀의 이지현 기자였다. 그녀는 대기업 비리 폭로로 유명한 베테랑 기자였다. 구현실은 이지현과 대학 동창이었고, 종종 개인적인 만남을 가져왔다.

 

"지현아, 오랜만에 밥 한번 먹을까?"

 

"언니, 바쁜데 무슨 일 있어요?"

 

"그냥...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그들은 용산의 한 호텔 카페에서 만났다. 한산한 시간대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사실 제보할 게 있어서 연락한 거야." 구현실이 커피잔을 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AZ TECH 내부의 진실에 대해서."

 

이지현의 눈이 번쩍였다. 탐사기자의 본능이 깨어났다.

 

"어떤 진실이요?"

 

구현실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가방에서 USB를 꺼냈다.

 

"이 안에 올렛 대표가 브레이크 시스템 오류를 알고도 출시를 강행했다는 증거가 들어있어. 2월 회의록, 이메일 스레드, 개발 보고서까지 전부."

 

이지현이 USB를 받아 들며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언니, 이거 확실한 거예요? 요즘 가짜 뉴스 문제로 난리인데."

 

"내가 직접 참석했던 회의들이야. 올렛이 얼마나 안전을 무시했는지 생생하게 기억해. 우리가 재검토를 요구했는데도 '0.01%는 무시해도 된다'면서 밀어붙였거든."

 

구현실의 목소리에 진실한 분노가 섞여 있었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감정이었다. 그녀는 정말로 올렛을 증오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걸 보도하려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할 텐데요."

 

"물론이지.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면 다른 언론사에서 먼저 터뜨릴 수도 있어. 이미 몇 군데서 냄새를 맡고 있거든."

 

이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특종에 대한 욕심이 드러났다.

 

"최대한 빨리 검증해볼게요. 며칠만 시간 주세요."

 

그다음은 KTBC의 조성민 기자였다. 그는 경제 뉴스 전문기자로, 특히 기업 스캔들에 관심이 많았다. 구현실은 그와 강남의 고급 바에서 만났다.

 

"성민 기자님, 큰 건 하나 있는데 관심 있으세요?"

 

"어떤 건가요?"

 

"AZ TECH CEO 올렛의 숨겨진 진실이요. 브레이크 시스템 오류를 알고도 출시를 강행했다는 내부 증거가 있어요."

 

조성민의 눈이 반짝였다. "증거가 확실한가요?"

 

"내부 회의록부터 이메일까지 전부 있어요. 독점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

 

구현실은 같은 방식으로 고려일보의 김혜진 기자, 조아일보의 박준호 기자, 그리고 몇몇 온라인 매체의 기자들과도 접촉했다. 각자에게 '독점 제보'라는 프레임을 씌워 경쟁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면서도 구현실은 교묘하게 각 언론사에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했다. JBS에는 회의록을, JMBC에는 이메일 증거를, 합동일보에는 개발 보고서를 주었다. 이렇게 하면 각 언론사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도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올렛을 압박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었다.

 

 

 

2025년 12월 17일 수요일.

 

구현실은 마지막 단계를 준비했다. 익명의 제보자로서 모든 언론사에 동시에 자료를 보내는 것이었다. 그녀는 해킹 카페에서 일회용 이메일 계정을 만들고, 여러 단계의 익명화 서버를 거쳐 이메일을 발송할 준비를 했다.

 

발송 시각은 12월 18일 새벽 2시로 정했다. 모든 언론사가 동시에 받게 되면, 서로 견제하면서도 빠르게 보도 경쟁에 뛰어들 것이었다.

 

 

 

2025년 12월 18일 목요일 새벽 1시 50분.

 

구현실은 자신의 펜트하우스에서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화면에는 이미 작성된 이메일이 떠 있었다. 받는 사람란에는 주요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 주소가 나열되어 있었다.

 

제목: [긴급제보] AZ TECH CEO 올렛의 0.01% 오류 무시 관련 내부 증거

 

본문은 간결했다:

"안녕하세요. AZ TECH 내부 관계자입니다. 첨부파일은 올렛 대표가 브레이크 시스템 오류를 알고도 출시를 강행했다는 증거입니다. 양심상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제보합니다. 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합니다."

 

첨부파일에는 조작된 회의록, 이메일 스레드, 개발 보고서들이 들어있었다. 각각은 완벽하게 조작되어 디지털 포렌식으로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구현실이 시계를 확인했다. 

 

 

2025년 12월 18일 목요일 새벽 2시.

 

구현실이 시계를 확인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전송 버튼을 눌렀다.


 

2025년 12월 18일 목요일 새벽 2시 10분.

 



👇 웹소설 공모작 ‘따뜻했던 계절’ 8장 이어보기

 

따뜻했던 계절 - [1악장: 운명의 습격] 8장. 조작된 현실

2025년 12월 15일 월요일. 구현실은 본격적인 언론 공작에 나섰다. 그녀는 이미 몇몇 기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해놓고 있었다.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만난 인맥들이었다. 첫 번째 접촉은 M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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